나다운 공간을 선택하는 시대, 홈퍼니싱 브랜드의 생존 전략

2025.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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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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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홈퍼니싱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부상

코로나19 이후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의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21년 20조원 규모였던 국내 가구 및 홈퍼니싱 시장이 2026년에는 30조원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서울경제, 2023).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오늘의집'은 단순한 가구 판매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장 지표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2024년 11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750만명을 돌파했으며, 월 거래액은 7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플래텀, 2024).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배 성장한 수치로, 누적 거래액은 5,300억원에 달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사용자의 다변화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벗어나 30~50대 회원이 전체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층이 확대되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의 실적 부진과 시장 지위 변화

반면 한국 가구 시장의 전통적 강자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업계 1위였던 한샘의 경우 2021년 사상 최대 매출 2조 2,312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2조 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1조 9,669억원까지 떨어져 매출 2조원선이 무너졌습니다(비즈워치, 2024).

하지만 2024년 들어 한샘은 공급망 최적화와 원가율 개선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1조 9,084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04% 증가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백세시대, 2025).

그런데 이러한 극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우려할 만한 이면이 있습니다. 한샘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4분기 72%에서 2022년 4분기 80%까지 상승했다가, 2024년 들어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더벨, 2023). 문제는 이러한 원가절감 과정에서 제품 품질이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의 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샘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이 상당수 제기되고 있으며, 직원들조차 "매장 및 온라인에서의 부실한 서비스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Goover 투자 분석 보고서, 2025). 단기적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이 장기적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일룸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매출액 3,551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치는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했습니다(사람인, 2025). 2021년 28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4년 66억원까지 줄어든 것은 수익성 악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소비자 행태 변화와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의 위험성

최근 가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됩니다. 2024년 4월 브랜드 트렌드 지수 조사에서 이케아가 1위, 한샘이 2위, 일룸이 3위를 차지했지만(스마트투데이, 2024), 실제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행태를 깊이 분석해보면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한샘이나 일룸을 선택할 때 "그냥 유명하니까", "무난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잘 몰라서"와 같은 이유를 제시합니다. 실제 가구 투어 후기를 살펴보면 "한샘과 일룸은 그래도 들어본 브랜드"라는 식의 막연한 인식이 대부분이며, 구체적인 브랜드 차별점이나 고유 가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특별한 가치를 소구하는 소비자가 아닌 '상대적 저관여가 선택하는 브랜드'라는 위험한 위치에 놓여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소비자가 별다른 고민이나 감정적 애착 없이 가격, AS등 기능적, 단발적으로 선택하는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저관여 선택 브랜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소비자의 감정적 애착이 매우 약합니다. 둘째,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더 나은 대안이 등장하면 쉽게 이탈합니다. 셋째, 브랜드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습니다. 넷째,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집니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배해온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은 "품질 좋은 가구"라는 기능적 가치에만 의존해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한샘이나 일룸만의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명확한 답변을 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모호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실패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전통 가구 브랜드들의 위기는 디지털 전환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동안 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반면 오늘의집은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으로서 소비자들의 변화한 니즈를 정확히 포착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보면,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통합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인테리어 정보, 커뮤니티, 쇼핑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완성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2023년 검색어 트렌드 분석 결과 '언커먼스타일', '일편가심', '가성비+' 등의 키워드가 급상승했는데, 이는 개성과 편의성,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것입니다(오늘의집 뉴스룸, 2024).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집이 구축한 커뮤니티 생태계입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UGC)를 통해 "구경하러 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는 니즈 기반 커머스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1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24%, 5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62%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기반 소비로의 전환을 보여줍니다(유니콘팩토리, 2023).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오늘의집 사용자들은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가구는 자신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인식합니다. 반면 전통 가구 브랜드 고객들은 "오래 쓸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선택"에 집중하며, 가구를 실용적 도구로 바라봅니다. 이는 단순한 세대 차이를 넘어 소비 철학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와 브랜드

가구 시장의 소비자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구에 대한 니즈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대부분 임대 주택에 거주하며 이사가 잦고, 무엇보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구를 선호합니다.

이들에게 전통적인 가구 브랜드의 핵심 소구점인 "수십 년 사용 가능한 내구성"이나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AS 서비스"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내 취향에 맞는가", "SNS에 올렸을 때 예쁘게 나오는가", "공간의 변화가 있을 때 효율적으로 변화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더 나쁜 소식은 전통적 가구 브랜드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없이 가구의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 디자인도, 실용성도 뒤지지 않으나 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선점하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의집이 성공한 이유도 바로 이런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여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으로 인식시켰기 때문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시작해 현재는 30~50대까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개성 표현"과 "트렌드 반영"이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제공하는 "안전한 선택"보다는 "나의 공간을 위한 나다운 선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가구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명확한 브랜드 철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미니멀리즘과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며, 웨스트엘름은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가구 시장 진출과 시장 판도 변화

흥미롭게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3사가 야심차게 가구·인테리어 부문에 진출했지만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롯데는 한샘에 2,595억원을,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1,840억원에 인수해 신세계까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지누스를 9,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서울경제, 2023).

하지만 이들 역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연이어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는 가구 시장이 단순히 자본력만으로는 정복할 수 없는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 그리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 능력이 더욱 중요한 성공 요인임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적극적 브랜딩의 필요성과 전략적 방향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근본적인 브랜딩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포괄적인 작업입니다.

브랜드 철학과 가치의 재정립

첫째, 기능적 가치를 넘어서는 명확한 브랜드 철학을 수립해야 합니다. "좋은 가구"라는 모호한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개성을 구체화하는 공간",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생활" 등과 같은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 요구됩니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과 고객 경험 혁신

둘째, 디지털 퍼스트 관점에서 고객 경험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한샘의 경우 2023년부터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하고 한샘몰을 리뉴얼했습니다. 그 결과 리뉴얼 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20~30대 고객 주문량은 35% 상승했습니다(뉴데일리, 2023).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오늘의집 수준의 통합 플랫폼과 이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커뮤니티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 구축

셋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핵심은 판매가 아닌 영감과 정보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플랫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도 고객들이 자신의 인테리어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화와 맞춤형 서비스 강화

넷째,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공간 특성, 선호도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자사 브랜드의 모델 추천을 넘어 다채로운 형태 공간을 위한 스타일링 솔루션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생존의 열쇠

한국 가구 브랜드들은 지금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처럼 제품의 품질과 유통망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은 단순한 플랫폼의 승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 디지털 생태계 구축,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 개인화된 경험 제공 등이 현대적 브랜딩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전환을 시도한다면, 여전히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 오프라인 네트워크는 여전히 강력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브랜드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래의 가구 시장에서 승부는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깊이 연결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한국 가구 브랜드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급성장하는 홈퍼니싱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부상

코로나19 이후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의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21년 20조원 규모였던 국내 가구 및 홈퍼니싱 시장이 2026년에는 30조원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서울경제, 2023).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오늘의집'은 단순한 가구 판매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장 지표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2024년 11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750만명을 돌파했으며, 월 거래액은 7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플래텀, 2024).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배 성장한 수치로, 누적 거래액은 5,300억원에 달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사용자의 다변화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벗어나 30~50대 회원이 전체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층이 확대되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의 실적 부진과 시장 지위 변화

반면 한국 가구 시장의 전통적 강자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업계 1위였던 한샘의 경우 2021년 사상 최대 매출 2조 2,312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2조 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1조 9,669억원까지 떨어져 매출 2조원선이 무너졌습니다(비즈워치, 2024).

하지만 2024년 들어 한샘은 공급망 최적화와 원가율 개선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1조 9,084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04% 증가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백세시대, 2025).

그런데 이러한 극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우려할 만한 이면이 있습니다. 한샘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4분기 72%에서 2022년 4분기 80%까지 상승했다가, 2024년 들어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더벨, 2023). 문제는 이러한 원가절감 과정에서 제품 품질이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의 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샘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이 상당수 제기되고 있으며, 직원들조차 "매장 및 온라인에서의 부실한 서비스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Goover 투자 분석 보고서, 2025). 단기적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이 장기적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일룸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매출액 3,551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치는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했습니다(사람인, 2025). 2021년 28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4년 66억원까지 줄어든 것은 수익성 악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소비자 행태 변화와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의 위험성

최근 가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됩니다. 2024년 4월 브랜드 트렌드 지수 조사에서 이케아가 1위, 한샘이 2위, 일룸이 3위를 차지했지만(스마트투데이, 2024), 실제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행태를 깊이 분석해보면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한샘이나 일룸을 선택할 때 "그냥 유명하니까", "무난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잘 몰라서"와 같은 이유를 제시합니다. 실제 가구 투어 후기를 살펴보면 "한샘과 일룸은 그래도 들어본 브랜드"라는 식의 막연한 인식이 대부분이며, 구체적인 브랜드 차별점이나 고유 가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특별한 가치를 소구하는 소비자가 아닌 '상대적 저관여가 선택하는 브랜드'라는 위험한 위치에 놓여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소비자가 별다른 고민이나 감정적 애착 없이 가격, AS등 기능적, 단발적으로 선택하는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저관여 선택 브랜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소비자의 감정적 애착이 매우 약합니다. 둘째,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더 나은 대안이 등장하면 쉽게 이탈합니다. 셋째, 브랜드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습니다. 넷째,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집니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배해온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은 "품질 좋은 가구"라는 기능적 가치에만 의존해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한샘이나 일룸만의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명확한 답변을 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모호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실패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전통 가구 브랜드들의 위기는 디지털 전환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동안 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반면 오늘의집은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으로서 소비자들의 변화한 니즈를 정확히 포착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보면,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통합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인테리어 정보, 커뮤니티, 쇼핑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완성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2023년 검색어 트렌드 분석 결과 '언커먼스타일', '일편가심', '가성비+' 등의 키워드가 급상승했는데, 이는 개성과 편의성,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것입니다(오늘의집 뉴스룸, 2024).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집이 구축한 커뮤니티 생태계입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UGC)를 통해 "구경하러 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는 니즈 기반 커머스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1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24%, 5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62%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기반 소비로의 전환을 보여줍니다(유니콘팩토리, 2023).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오늘의집 사용자들은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가구는 자신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인식합니다. 반면 전통 가구 브랜드 고객들은 "오래 쓸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선택"에 집중하며, 가구를 실용적 도구로 바라봅니다. 이는 단순한 세대 차이를 넘어 소비 철학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와 브랜드

가구 시장의 소비자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구에 대한 니즈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대부분 임대 주택에 거주하며 이사가 잦고, 무엇보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구를 선호합니다.

이들에게 전통적인 가구 브랜드의 핵심 소구점인 "수십 년 사용 가능한 내구성"이나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AS 서비스"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내 취향에 맞는가", "SNS에 올렸을 때 예쁘게 나오는가", "공간의 변화가 있을 때 효율적으로 변화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더 나쁜 소식은 전통적 가구 브랜드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없이 가구의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 디자인도, 실용성도 뒤지지 않으나 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선점하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의집이 성공한 이유도 바로 이런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여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으로 인식시켰기 때문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시작해 현재는 30~50대까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개성 표현"과 "트렌드 반영"이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제공하는 "안전한 선택"보다는 "나의 공간을 위한 나다운 선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가구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명확한 브랜드 철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미니멀리즘과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며, 웨스트엘름은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가구 시장 진출과 시장 판도 변화

흥미롭게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3사가 야심차게 가구·인테리어 부문에 진출했지만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롯데는 한샘에 2,595억원을,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1,840억원에 인수해 신세계까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지누스를 9,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서울경제, 2023).

하지만 이들 역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연이어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는 가구 시장이 단순히 자본력만으로는 정복할 수 없는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 그리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 능력이 더욱 중요한 성공 요인임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적극적 브랜딩의 필요성과 전략적 방향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근본적인 브랜딩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포괄적인 작업입니다.

브랜드 철학과 가치의 재정립

첫째, 기능적 가치를 넘어서는 명확한 브랜드 철학을 수립해야 합니다. "좋은 가구"라는 모호한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개성을 구체화하는 공간",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생활" 등과 같은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 요구됩니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과 고객 경험 혁신

둘째, 디지털 퍼스트 관점에서 고객 경험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한샘의 경우 2023년부터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하고 한샘몰을 리뉴얼했습니다. 그 결과 리뉴얼 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20~30대 고객 주문량은 35% 상승했습니다(뉴데일리, 2023).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오늘의집 수준의 통합 플랫폼과 이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커뮤니티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 구축

셋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핵심은 판매가 아닌 영감과 정보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플랫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도 고객들이 자신의 인테리어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화와 맞춤형 서비스 강화

넷째,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공간 특성, 선호도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자사 브랜드의 모델 추천을 넘어 다채로운 형태 공간을 위한 스타일링 솔루션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생존의 열쇠

한국 가구 브랜드들은 지금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처럼 제품의 품질과 유통망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은 단순한 플랫폼의 승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 디지털 생태계 구축,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 개인화된 경험 제공 등이 현대적 브랜딩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전환을 시도한다면, 여전히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 오프라인 네트워크는 여전히 강력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브랜드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래의 가구 시장에서 승부는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깊이 연결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한국 가구 브랜드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급성장하는 홈퍼니싱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부상

코로나19 이후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의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21년 20조원 규모였던 국내 가구 및 홈퍼니싱 시장이 2026년에는 30조원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서울경제, 2023).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오늘의집'은 단순한 가구 판매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장 지표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2024년 11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750만명을 돌파했으며, 월 거래액은 7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플래텀, 2024).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배 성장한 수치로, 누적 거래액은 5,300억원에 달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사용자의 다변화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벗어나 30~50대 회원이 전체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층이 확대되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의 실적 부진과 시장 지위 변화

반면 한국 가구 시장의 전통적 강자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업계 1위였던 한샘의 경우 2021년 사상 최대 매출 2조 2,312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2조 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1조 9,669억원까지 떨어져 매출 2조원선이 무너졌습니다(비즈워치, 2024).

하지만 2024년 들어 한샘은 공급망 최적화와 원가율 개선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1조 9,084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04% 증가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백세시대, 2025).

그런데 이러한 극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우려할 만한 이면이 있습니다. 한샘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4분기 72%에서 2022년 4분기 80%까지 상승했다가, 2024년 들어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더벨, 2023). 문제는 이러한 원가절감 과정에서 제품 품질이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의 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샘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이 상당수 제기되고 있으며, 직원들조차 "매장 및 온라인에서의 부실한 서비스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Goover 투자 분석 보고서, 2025). 단기적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이 장기적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일룸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매출액 3,551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치는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했습니다(사람인, 2025). 2021년 28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4년 66억원까지 줄어든 것은 수익성 악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소비자 행태 변화와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의 위험성

최근 가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됩니다. 2024년 4월 브랜드 트렌드 지수 조사에서 이케아가 1위, 한샘이 2위, 일룸이 3위를 차지했지만(스마트투데이, 2024), 실제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행태를 깊이 분석해보면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한샘이나 일룸을 선택할 때 "그냥 유명하니까", "무난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잘 몰라서"와 같은 이유를 제시합니다. 실제 가구 투어 후기를 살펴보면 "한샘과 일룸은 그래도 들어본 브랜드"라는 식의 막연한 인식이 대부분이며, 구체적인 브랜드 차별점이나 고유 가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특별한 가치를 소구하는 소비자가 아닌 '상대적 저관여가 선택하는 브랜드'라는 위험한 위치에 놓여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소비자가 별다른 고민이나 감정적 애착 없이 가격, AS등 기능적, 단발적으로 선택하는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저관여 선택 브랜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소비자의 감정적 애착이 매우 약합니다. 둘째,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더 나은 대안이 등장하면 쉽게 이탈합니다. 셋째, 브랜드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습니다. 넷째,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집니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배해온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은 "품질 좋은 가구"라는 기능적 가치에만 의존해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한샘이나 일룸만의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명확한 답변을 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모호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실패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전통 가구 브랜드들의 위기는 디지털 전환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동안 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반면 오늘의집은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으로서 소비자들의 변화한 니즈를 정확히 포착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보면,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통합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인테리어 정보, 커뮤니티, 쇼핑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완성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2023년 검색어 트렌드 분석 결과 '언커먼스타일', '일편가심', '가성비+' 등의 키워드가 급상승했는데, 이는 개성과 편의성,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것입니다(오늘의집 뉴스룸, 2024).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집이 구축한 커뮤니티 생태계입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UGC)를 통해 "구경하러 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는 니즈 기반 커머스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1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24%, 5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62%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기반 소비로의 전환을 보여줍니다(유니콘팩토리, 2023).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오늘의집 사용자들은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가구는 자신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인식합니다. 반면 전통 가구 브랜드 고객들은 "오래 쓸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선택"에 집중하며, 가구를 실용적 도구로 바라봅니다. 이는 단순한 세대 차이를 넘어 소비 철학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와 브랜드

가구 시장의 소비자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구에 대한 니즈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대부분 임대 주택에 거주하며 이사가 잦고, 무엇보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구를 선호합니다.

이들에게 전통적인 가구 브랜드의 핵심 소구점인 "수십 년 사용 가능한 내구성"이나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AS 서비스"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내 취향에 맞는가", "SNS에 올렸을 때 예쁘게 나오는가", "공간의 변화가 있을 때 효율적으로 변화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더 나쁜 소식은 전통적 가구 브랜드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없이 가구의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 디자인도, 실용성도 뒤지지 않으나 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선점하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의집이 성공한 이유도 바로 이런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여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으로 인식시켰기 때문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시작해 현재는 30~50대까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개성 표현"과 "트렌드 반영"이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제공하는 "안전한 선택"보다는 "나의 공간을 위한 나다운 선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가구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명확한 브랜드 철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미니멀리즘과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며, 웨스트엘름은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가구 시장 진출과 시장 판도 변화

흥미롭게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3사가 야심차게 가구·인테리어 부문에 진출했지만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롯데는 한샘에 2,595억원을,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1,840억원에 인수해 신세계까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지누스를 9,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서울경제, 2023).

하지만 이들 역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연이어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는 가구 시장이 단순히 자본력만으로는 정복할 수 없는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 그리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 능력이 더욱 중요한 성공 요인임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적극적 브랜딩의 필요성과 전략적 방향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근본적인 브랜딩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포괄적인 작업입니다.

브랜드 철학과 가치의 재정립

첫째, 기능적 가치를 넘어서는 명확한 브랜드 철학을 수립해야 합니다. "좋은 가구"라는 모호한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개성을 구체화하는 공간",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생활" 등과 같은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 요구됩니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과 고객 경험 혁신

둘째, 디지털 퍼스트 관점에서 고객 경험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한샘의 경우 2023년부터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하고 한샘몰을 리뉴얼했습니다. 그 결과 리뉴얼 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20~30대 고객 주문량은 35% 상승했습니다(뉴데일리, 2023).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오늘의집 수준의 통합 플랫폼과 이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커뮤니티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 구축

셋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핵심은 판매가 아닌 영감과 정보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플랫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도 고객들이 자신의 인테리어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화와 맞춤형 서비스 강화

넷째,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공간 특성, 선호도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자사 브랜드의 모델 추천을 넘어 다채로운 형태 공간을 위한 스타일링 솔루션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생존의 열쇠

한국 가구 브랜드들은 지금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처럼 제품의 품질과 유통망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은 단순한 플랫폼의 승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 디지털 생태계 구축,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 개인화된 경험 제공 등이 현대적 브랜딩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전환을 시도한다면, 여전히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 오프라인 네트워크는 여전히 강력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브랜드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래의 가구 시장에서 승부는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깊이 연결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한국 가구 브랜드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급성장하는 홈퍼니싱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부상

코로나19 이후 집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의 홈퍼니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업계 전망에 따르면 2021년 20조원 규모였던 국내 가구 및 홈퍼니싱 시장이 2026년에는 30조원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서울경제, 2023).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오늘의집'은 단순한 가구 판매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장 지표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2024년 11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750만명을 돌파했으며, 월 거래액은 7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플래텀, 2024).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배 성장한 수치로, 누적 거래액은 5,300억원에 달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사용자의 다변화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벗어나 30~50대 회원이 전체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사용자층이 확대되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의 실적 부진과 시장 지위 변화

반면 한국 가구 시장의 전통적 강자들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업계 1위였던 한샘의 경우 2021년 사상 최대 매출 2조 2,312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2조 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1조 9,669억원까지 떨어져 매출 2조원선이 무너졌습니다(비즈워치, 2024).

하지만 2024년 들어 한샘은 공급망 최적화와 원가율 개선을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1조 9,084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04% 증가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백세시대, 2025).

그런데 이러한 극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우려할 만한 이면이 있습니다. 한샘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4분기 72%에서 2022년 4분기 80%까지 상승했다가, 2024년 들어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함께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더벨, 2023). 문제는 이러한 원가절감 과정에서 제품 품질이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의 후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샘의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이 상당수 제기되고 있으며, 직원들조차 "매장 및 온라인에서의 부실한 서비스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Goover 투자 분석 보고서, 2025). 단기적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이 장기적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일룸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매출액 3,551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치는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했습니다(사람인, 2025). 2021년 28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4년 66억원까지 줄어든 것은 수익성 악화를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소비자 행태 변화와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의 위험성

최근 가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발견됩니다. 2024년 4월 브랜드 트렌드 지수 조사에서 이케아가 1위, 한샘이 2위, 일룸이 3위를 차지했지만(스마트투데이, 2024), 실제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 행태를 깊이 분석해보면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한샘이나 일룸을 선택할 때 "그냥 유명하니까", "무난할 것 같아서", "다른 곳을 잘 몰라서"와 같은 이유를 제시합니다. 실제 가구 투어 후기를 살펴보면 "한샘과 일룸은 그래도 들어본 브랜드"라는 식의 막연한 인식이 대부분이며, 구체적인 브랜드 차별점이나 고유 가치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특별한 가치를 소구하는 소비자가 아닌 '상대적 저관여가 선택하는 브랜드'라는 위험한 위치에 놓여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소비자가 별다른 고민이나 감정적 애착 없이 가격, AS등 기능적, 단발적으로 선택하는 브랜드를 의미합니다.

저관여 선택 브랜드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소비자의 감정적 애착이 매우 약합니다. 둘째,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 더 나은 대안이 등장하면 쉽게 이탈합니다. 셋째, 브랜드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습니다. 넷째,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집니다.

오랜 시간 시장을 지배해온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은 "품질 좋은 가구"라는 기능적 가치에만 의존해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한샘이나 일룸만의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명확한 답변을 듣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모호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실패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전통 가구 브랜드들의 위기는 디지털 전환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동안 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반면 오늘의집은 디지털 네이티브 플랫폼으로서 소비자들의 변화한 니즈를 정확히 포착했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보면, 단순히 가구를 파는 것이 아니라 통합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인테리어 정보, 커뮤니티, 쇼핑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완성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2023년 검색어 트렌드 분석 결과 '언커먼스타일', '일편가심', '가성비+' 등의 키워드가 급상승했는데, 이는 개성과 편의성, 합리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것입니다(오늘의집 뉴스룸, 2024).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집이 구축한 커뮤니티 생태계입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생산하는 콘텐츠(UGC)를 통해 "구경하러 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는 니즈 기반 커머스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리텐션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1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24%, 500만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62%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기반 소비로의 전환을 보여줍니다(유니콘팩토리, 2023).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의 근본적 차이입니다. 오늘의집 사용자들은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가구는 자신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인식합니다. 반면 전통 가구 브랜드 고객들은 "오래 쓸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선택"에 집중하며, 가구를 실용적 도구로 바라봅니다. 이는 단순한 세대 차이를 넘어 소비 철학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변화하는 소비자와 브랜드

가구 시장의 소비자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구에 대한 니즈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1인 가구 소비자들은 대부분 임대 주택에 거주하며 이사가 잦고, 무엇보다 제한된 예산 내에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구를 선호합니다.

이들에게 전통적인 가구 브랜드의 핵심 소구점인 "수십 년 사용 가능한 내구성"이나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AS 서비스"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내 취향에 맞는가", "SNS에 올렸을 때 예쁘게 나오는가", "공간의 변화가 있을 때 효율적으로 변화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더 나쁜 소식은 전통적 가구 브랜드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없이 가구의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 디자인도, 실용성도 뒤지지 않으나 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선점하지 못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오늘의집이 성공한 이유도 바로 이런 변화를 정확히 포착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여 브랜드의 가치를 경험으로 인식시켰기 때문입니다. 초기 20대 1인 가구 중심에서 시작해 현재는 30~50대까지 확장되었지만, 여전히 "개성 표현"과 "트렌드 반영"이 핵심 가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제공하는 "안전한 선택"보다는 "나의 공간을 위한 나다운 선택"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가구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명확한 브랜드 철학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미니멀리즘과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며, 웨스트엘름은 모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합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가구 시장 진출과 시장 판도 변화

흥미롭게도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3사가 야심차게 가구·인테리어 부문에 진출했지만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롯데는 한샘에 2,595억원을, 신세계는 까사미아를 1,840억원에 인수해 신세계까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은 지누스를 9,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서울경제, 2023).

하지만 이들 역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연이어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는 가구 시장이 단순히 자본력만으로는 정복할 수 없는 영역임을 보여줍니다.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 그리고 디지털 생태계 구축 능력이 더욱 중요한 성공 요인임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적극적 브랜딩의 필요성과 전략적 방향

한국의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려면 근본적인 브랜딩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포괄적인 작업입니다.

브랜드 철학과 가치의 재정립

첫째, 기능적 가치를 넘어서는 명확한 브랜드 철학을 수립해야 합니다. "좋은 가구"라는 모호한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개성을 구체화하는 공간",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생활" 등과 같은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 요구됩니다.

디지털 생태계 구축과 고객 경험 혁신

둘째, 디지털 퍼스트 관점에서 고객 경험을 재설계해야 합니다. 한샘의 경우 2023년부터 '디지털 대전환'을 선언하고 한샘몰을 리뉴얼했습니다. 그 결과 리뉴얼 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20~30대 고객 주문량은 35% 상승했습니다(뉴데일리, 2023).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오늘의집 수준의 통합 플랫폼과 이를 통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커뮤니티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 구축

셋째,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오늘의집의 성공 핵심은 판매가 아닌 영감과 정보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 플랫폼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도 고객들이 자신의 인테리어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화와 맞춤형 서비스 강화

넷째,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공간 특성, 선호도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자사 브랜드의 모델 추천을 넘어 다채로운 형태 공간을 위한 스타일링 솔루션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생존의 열쇠

한국 가구 브랜드들은 지금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처럼 제품의 품질과 유통망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집의 성공은 단순한 플랫폼의 승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 디지털 생태계 구축, 커뮤니티 중심의 서비스, 개인화된 경험 제공 등이 현대적 브랜딩의 핵심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전통 가구 브랜드들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전환을 시도한다면, 여전히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 역량과 브랜드 인지도, 오프라인 네트워크는 여전히 강력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브랜드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미래의 가구 시장에서 승부는 "저관여만 선택하는 브랜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깊이 연결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한국 가구 브랜드들이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