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브랜드도 '인사모' 멤버인가요?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흥미로운(?) 기획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것인데, "유명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인기는 없는" 연예인들을 모은다는 컨셉이에요. 허경환, 투컷, 장항준 감독 등이 이 모임의 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청자들은 묘한 공감과 함께 씁쓸한 웃음을 지었죠.
이 '인사모' 컨셉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예능 소재를 넘어, 현실의 브랜드들이 직면한 가장 미묘하고도 복잡한 딜레마와 놀랍도록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유명하지만 인기는 없다"는 역설적 명제 말이에요.
우리 주변에도 이런 브랜드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호감도는 낮은 브랜드, 역사는 길지만 트렌드에서는 멀어진 브랜드들. 이들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들입니다.
브랜드 인사모의 진단: 무엇이 문제일까요?
브랜드 인사모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적 증상들을 살펴봐야 합니다.
1. 시대적 맥락의 단절
브랜드 인사모들의 첫 번째 특징은 현재 소비자들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분명히 시대정신을 반영했지만, 지금은 그 연결점을 잃어버린 상태죠. 예를 들어 한때 젊음과 자유를 상징했던 브랜드가 지금은 구식으로 여겨지거나, 과거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브랜드가 현재의 미니멀 트렌드와 맞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들입니다.
2. 감정적 연결의 부재
두 번째 특징은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감이 약하다는 것이죠. 기능적으로는 문제없고, 품질도 나쁘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내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추억이나 애착, 자부심 같은 감정적 동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3. 차별화 포인트의 모호함
세 번째는 브랜드만의 독특한 가치나 차별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죠. 브랜드의 고유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에요.
4. 타겟 고객의 세대 교체
네 번째는 기존 주고객층의 고령화나 이탈입니다. 과거 브랜드를 지지했던 세대는 나이가 들거나 다른 브랜드로 이동했고, 새로운 세대는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거죠. 세대 간 브랜드 충성도의 전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명세가 독이 되는 순간들
브랜드 인사모들이 처한 딜레마는 단순히 인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유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들입니다.
1. 안주의 함정: "우리는 이미 알려진 브랜드야"
유명 브랜드의 경우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인지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언론에서도 종종 언급되기 때문에 "브랜딩은 충분히 잘 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지도와 선호도는 전혀 다른 개념이지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안다고 해서 좋아하거나 구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 그 브랜드 알아. 하지만 별로야"라는 식의 부정적 인지도일 수도 있고요.
이러한 안주는 브랜드 혁신의 동력을 잃게 만듭니다.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 점점 뒤처지게 돼요.
2. 변화의 부담: "기존 이미지를 잃으면 어떡하지?"
유명 브랜드는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더 크게 체감합니다. "괜히 건드렸다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것마저 잃으면 어떡하나"라는 우려가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일수록 이런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요. 과거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게 되고, 새로운 실험이나 도전을 꺼리게 된되는 거죠. 하지만 이 브랜드들이 간과한 사실은 변화하지 않으면 서서히 잊혀질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의 '소극적 관리' 문화로 이어집니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3. 타겟의 딜레마: "모든 사람이 우리를 알고 있으니까"
유명 브랜드일수록 타겟 설정이 모호해집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으니까 굳이 특정 타겟을 정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착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과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오히려 타겟이 모호할수록 아무도 자신의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 나아가 "기존 고객을 잃을까 봐" 새로운 타겟에게 어필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결국 기존 고객도 새로운 고객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포지셔닝에 빠지게 되는 거죠.
인사모 탈출을 위한 체계적 접근법: 일상 속 장면에서 답을 찾다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장면 속이죠.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보다 훨씬 생생하고 진실한 인사이트가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 속에 숨어 있습니다.
PRFD는 이를 'Brand in a Scene'이라는 독자적 방법론으로 체계화했는데, 브랜드를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실제 삶의 맥락 속에서 평가하는 접근법입니다.
Step 1: 브랜드가 등장할 법한 일상 장면 포착하기
첫 번째 단계는 우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법한 사람들의 일상 장면을 찾아내고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는 건데요.
가구 브랜드의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오늘의집' 같은 플랫폼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찍어 올린 수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인테리어 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단서들이죠.
왜 이런 소품을 가져다 놓았을까?
이 색감 조합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있을까?
이 배치에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읽을 수 있을까?
패션 브랜드라면? 인스타그램의 #OOTD 해시태그나 스타일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스타일링을 하며, 무엇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옷 자체가 아니라 "이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가?"입니다.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세련된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건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음료 브랜드라면? 브이로그나 홈카페 인증샷에서 사람들의 진짜 욕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다"는 평가를 넘어, "언제,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이것을 먹고/마시고 싶어 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 인증샷을 보면서 이것이 혼자만의 소중한 시간을 위한 의식적 행동인지, 친구들과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지를 읽어내야 합니다. 같은 커피 한 잔이라도 "나만의 집중 리추얼",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만들기", "일상의 작은 사치" 등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소비될 수 있습니다.
Step 2: 장면 속 사람들의 진짜 욕구 읽어내기
단순히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 속에서 사람들이 진짜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오늘의집' 예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과 그에 대한 댓글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아늑해 보여요", "정말 깔끔하네요", "저도 따라하고 싶어요"
자주 묻는 질문들: "어디서 샀어요?", "브랜드명 알려주세요", "비슷한 제품 추천해주세요"
공감하는 포인트: "우리 집과 비슷해요", "이런 느낌을 원했는데", "딱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반응들을 종합하면, 단순히 "사람들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늑함', '깔끔함', '개성' 같은 가치들을 추구한다"는 1차원적 결론에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일상의 피로를 달래줄 수 있는 안식처를 원한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같은 더욱 본질적인 욕구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 "왜 이 댓글에 많은 공감이 몰렸을까?", "사람들이 진짜로 부러워하는 건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통해 표면적 반응 뒤에 숨은 진짜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Step 3: 우리 브랜드의 현재 위치 파악하기
이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그 장면에 자연스럽게 fit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의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핵심 질문들:
우리 브랜드가 사람들이 추구하는 그 감정과 가치에 부합하는가?
우리 제품/서비스가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에 어울리는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 우리 브랜드도 함께 자랑하고 싶어 할까?
만약 답이 "아니오"라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 상태의 원인입니다. 사람들의 일상과 우리 브랜드 사이에 맥락적 단절이 발생한 것입니다.
Step 4: 브랜드 정체성 진화와 경험 설계
Brand in a Scene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브랜드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4-1. 장면 맥락에 적합한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
먼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의 맥락을 깊이 이해한 후,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포지셔닝 변경이 아니라, 브랜드가 그 장면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역할이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와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죠.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집에서의 아늑한 시간"을 추구한다면, 단순히 "아늑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그런 순간에 어떤 특별한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역사, 강점, 고유한 특성이 그 장면에서 어떻게 의미 있게 발현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재정립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톤앤매너, 비주얼 디자인, 메시지, 제품/서비스 속성 등 모든 브랜드 요소들을 일관되게 재설정해야 합니다.
4-2. 몰입감 있는 브랜드 경험 설계
정체성이 재정립되었다면, 이제 사람들이 그 장면에서 브랜드를 실제로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꿈꾸는 그 장면을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 브랜드라면, 단순히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두 패키지를 열 때의 향, 드립하는 과정에서의 소리와 시각적 즐거움, 첫 모금을 마실 때의 만족감, 그리고 그 순간을 SNS에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까지 - 전체 경험이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가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또한 이런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의 여러 브랜드 접점들(매장, 온라인, 고객 서비스 등)을 더욱 의미 있고 몰입감 있는 경험으로 발전시켜, 일회성 구매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로 심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5: 지속적인 장면 모니터링과 적응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Brand in a Scene 접근법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세스여야만 하죠.
트렌드 변화 감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포착
새로운 장면 발굴: 우리 브랜드가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일상 장면 탐색
적응적 브랜딩: 변화하는 맥락에 맞춰 브랜드 전략 유연하게 조정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브랜드는 단순히 '유명한' 존재에서 사람들의 일상에 '필요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다시 발견되는 브랜드
브랜드 인사모 현상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도 하겠습니다. 이미 구축된 인지도라는 강력한 자산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체계적인 Brand in a Scene 접근만 있다면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화에 대한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놀면 뭐하니?'의 '인사모' 기획처럼, 때로는 자신의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있습니다. 내부에서 고민하는 대신 사람들의 일상 장면 속에서 답을 찾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에 진정으로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그 장면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유명세를 진정한 사랑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브랜드도 '인사모' 멤버인가요?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흥미로운(?) 기획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것인데, "유명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인기는 없는" 연예인들을 모은다는 컨셉이에요. 허경환, 투컷, 장항준 감독 등이 이 모임의 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청자들은 묘한 공감과 함께 씁쓸한 웃음을 지었죠.
이 '인사모' 컨셉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예능 소재를 넘어, 현실의 브랜드들이 직면한 가장 미묘하고도 복잡한 딜레마와 놀랍도록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유명하지만 인기는 없다"는 역설적 명제 말이에요.
우리 주변에도 이런 브랜드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호감도는 낮은 브랜드, 역사는 길지만 트렌드에서는 멀어진 브랜드들. 이들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들입니다.
브랜드 인사모의 진단: 무엇이 문제일까요?
브랜드 인사모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적 증상들을 살펴봐야 합니다.
1. 시대적 맥락의 단절
브랜드 인사모들의 첫 번째 특징은 현재 소비자들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분명히 시대정신을 반영했지만, 지금은 그 연결점을 잃어버린 상태죠. 예를 들어 한때 젊음과 자유를 상징했던 브랜드가 지금은 구식으로 여겨지거나, 과거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브랜드가 현재의 미니멀 트렌드와 맞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들입니다.
2. 감정적 연결의 부재
두 번째 특징은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감이 약하다는 것이죠. 기능적으로는 문제없고, 품질도 나쁘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내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추억이나 애착, 자부심 같은 감정적 동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3. 차별화 포인트의 모호함
세 번째는 브랜드만의 독특한 가치나 차별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죠. 브랜드의 고유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에요.
4. 타겟 고객의 세대 교체
네 번째는 기존 주고객층의 고령화나 이탈입니다. 과거 브랜드를 지지했던 세대는 나이가 들거나 다른 브랜드로 이동했고, 새로운 세대는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거죠. 세대 간 브랜드 충성도의 전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명세가 독이 되는 순간들
브랜드 인사모들이 처한 딜레마는 단순히 인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유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들입니다.
1. 안주의 함정: "우리는 이미 알려진 브랜드야"
유명 브랜드의 경우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인지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언론에서도 종종 언급되기 때문에 "브랜딩은 충분히 잘 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지도와 선호도는 전혀 다른 개념이지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안다고 해서 좋아하거나 구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 그 브랜드 알아. 하지만 별로야"라는 식의 부정적 인지도일 수도 있고요.
이러한 안주는 브랜드 혁신의 동력을 잃게 만듭니다.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 점점 뒤처지게 돼요.
2. 변화의 부담: "기존 이미지를 잃으면 어떡하지?"
유명 브랜드는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더 크게 체감합니다. "괜히 건드렸다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것마저 잃으면 어떡하나"라는 우려가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일수록 이런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요. 과거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게 되고, 새로운 실험이나 도전을 꺼리게 된되는 거죠. 하지만 이 브랜드들이 간과한 사실은 변화하지 않으면 서서히 잊혀질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의 '소극적 관리' 문화로 이어집니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3. 타겟의 딜레마: "모든 사람이 우리를 알고 있으니까"
유명 브랜드일수록 타겟 설정이 모호해집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으니까 굳이 특정 타겟을 정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착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과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오히려 타겟이 모호할수록 아무도 자신의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 나아가 "기존 고객을 잃을까 봐" 새로운 타겟에게 어필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결국 기존 고객도 새로운 고객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포지셔닝에 빠지게 되는 거죠.
인사모 탈출을 위한 체계적 접근법: 일상 속 장면에서 답을 찾다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장면 속이죠.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보다 훨씬 생생하고 진실한 인사이트가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 속에 숨어 있습니다.
PRFD는 이를 'Brand in a Scene'이라는 독자적 방법론으로 체계화했는데, 브랜드를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실제 삶의 맥락 속에서 평가하는 접근법입니다.
Step 1: 브랜드가 등장할 법한 일상 장면 포착하기
첫 번째 단계는 우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법한 사람들의 일상 장면을 찾아내고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는 건데요.
가구 브랜드의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오늘의집' 같은 플랫폼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찍어 올린 수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인테리어 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단서들이죠.
왜 이런 소품을 가져다 놓았을까?
이 색감 조합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있을까?
이 배치에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읽을 수 있을까?
패션 브랜드라면? 인스타그램의 #OOTD 해시태그나 스타일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스타일링을 하며, 무엇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옷 자체가 아니라 "이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가?"입니다.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세련된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건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음료 브랜드라면? 브이로그나 홈카페 인증샷에서 사람들의 진짜 욕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다"는 평가를 넘어, "언제,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이것을 먹고/마시고 싶어 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 인증샷을 보면서 이것이 혼자만의 소중한 시간을 위한 의식적 행동인지, 친구들과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지를 읽어내야 합니다. 같은 커피 한 잔이라도 "나만의 집중 리추얼",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만들기", "일상의 작은 사치" 등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소비될 수 있습니다.
Step 2: 장면 속 사람들의 진짜 욕구 읽어내기
단순히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 속에서 사람들이 진짜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오늘의집' 예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과 그에 대한 댓글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아늑해 보여요", "정말 깔끔하네요", "저도 따라하고 싶어요"
자주 묻는 질문들: "어디서 샀어요?", "브랜드명 알려주세요", "비슷한 제품 추천해주세요"
공감하는 포인트: "우리 집과 비슷해요", "이런 느낌을 원했는데", "딱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반응들을 종합하면, 단순히 "사람들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늑함', '깔끔함', '개성' 같은 가치들을 추구한다"는 1차원적 결론에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일상의 피로를 달래줄 수 있는 안식처를 원한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같은 더욱 본질적인 욕구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 "왜 이 댓글에 많은 공감이 몰렸을까?", "사람들이 진짜로 부러워하는 건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통해 표면적 반응 뒤에 숨은 진짜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Step 3: 우리 브랜드의 현재 위치 파악하기
이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그 장면에 자연스럽게 fit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의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핵심 질문들:
우리 브랜드가 사람들이 추구하는 그 감정과 가치에 부합하는가?
우리 제품/서비스가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에 어울리는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 우리 브랜드도 함께 자랑하고 싶어 할까?
만약 답이 "아니오"라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 상태의 원인입니다. 사람들의 일상과 우리 브랜드 사이에 맥락적 단절이 발생한 것입니다.
Step 4: 브랜드 정체성 진화와 경험 설계
Brand in a Scene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브랜드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4-1. 장면 맥락에 적합한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
먼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의 맥락을 깊이 이해한 후,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포지셔닝 변경이 아니라, 브랜드가 그 장면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역할이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와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죠.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집에서의 아늑한 시간"을 추구한다면, 단순히 "아늑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그런 순간에 어떤 특별한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역사, 강점, 고유한 특성이 그 장면에서 어떻게 의미 있게 발현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재정립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톤앤매너, 비주얼 디자인, 메시지, 제품/서비스 속성 등 모든 브랜드 요소들을 일관되게 재설정해야 합니다.
4-2. 몰입감 있는 브랜드 경험 설계
정체성이 재정립되었다면, 이제 사람들이 그 장면에서 브랜드를 실제로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꿈꾸는 그 장면을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 브랜드라면, 단순히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두 패키지를 열 때의 향, 드립하는 과정에서의 소리와 시각적 즐거움, 첫 모금을 마실 때의 만족감, 그리고 그 순간을 SNS에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까지 - 전체 경험이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가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또한 이런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의 여러 브랜드 접점들(매장, 온라인, 고객 서비스 등)을 더욱 의미 있고 몰입감 있는 경험으로 발전시켜, 일회성 구매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로 심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5: 지속적인 장면 모니터링과 적응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Brand in a Scene 접근법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세스여야만 하죠.
트렌드 변화 감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포착
새로운 장면 발굴: 우리 브랜드가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일상 장면 탐색
적응적 브랜딩: 변화하는 맥락에 맞춰 브랜드 전략 유연하게 조정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브랜드는 단순히 '유명한' 존재에서 사람들의 일상에 '필요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다시 발견되는 브랜드
브랜드 인사모 현상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도 하겠습니다. 이미 구축된 인지도라는 강력한 자산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체계적인 Brand in a Scene 접근만 있다면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화에 대한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놀면 뭐하니?'의 '인사모' 기획처럼, 때로는 자신의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있습니다. 내부에서 고민하는 대신 사람들의 일상 장면 속에서 답을 찾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에 진정으로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그 장면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유명세를 진정한 사랑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브랜드도 '인사모' 멤버인가요?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흥미로운(?) 기획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것인데, "유명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인기는 없는" 연예인들을 모은다는 컨셉이에요. 허경환, 투컷, 장항준 감독 등이 이 모임의 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청자들은 묘한 공감과 함께 씁쓸한 웃음을 지었죠.
이 '인사모' 컨셉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예능 소재를 넘어, 현실의 브랜드들이 직면한 가장 미묘하고도 복잡한 딜레마와 놀랍도록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유명하지만 인기는 없다"는 역설적 명제 말이에요.
우리 주변에도 이런 브랜드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호감도는 낮은 브랜드, 역사는 길지만 트렌드에서는 멀어진 브랜드들. 이들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들입니다.
브랜드 인사모의 진단: 무엇이 문제일까요?
브랜드 인사모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적 증상들을 살펴봐야 합니다.
1. 시대적 맥락의 단절
브랜드 인사모들의 첫 번째 특징은 현재 소비자들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분명히 시대정신을 반영했지만, 지금은 그 연결점을 잃어버린 상태죠. 예를 들어 한때 젊음과 자유를 상징했던 브랜드가 지금은 구식으로 여겨지거나, 과거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브랜드가 현재의 미니멀 트렌드와 맞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들입니다.
2. 감정적 연결의 부재
두 번째 특징은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감이 약하다는 것이죠. 기능적으로는 문제없고, 품질도 나쁘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내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추억이나 애착, 자부심 같은 감정적 동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3. 차별화 포인트의 모호함
세 번째는 브랜드만의 독특한 가치나 차별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죠. 브랜드의 고유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에요.
4. 타겟 고객의 세대 교체
네 번째는 기존 주고객층의 고령화나 이탈입니다. 과거 브랜드를 지지했던 세대는 나이가 들거나 다른 브랜드로 이동했고, 새로운 세대는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거죠. 세대 간 브랜드 충성도의 전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명세가 독이 되는 순간들
브랜드 인사모들이 처한 딜레마는 단순히 인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유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들입니다.
1. 안주의 함정: "우리는 이미 알려진 브랜드야"
유명 브랜드의 경우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인지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언론에서도 종종 언급되기 때문에 "브랜딩은 충분히 잘 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지도와 선호도는 전혀 다른 개념이지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안다고 해서 좋아하거나 구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 그 브랜드 알아. 하지만 별로야"라는 식의 부정적 인지도일 수도 있고요.
이러한 안주는 브랜드 혁신의 동력을 잃게 만듭니다.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 점점 뒤처지게 돼요.
2. 변화의 부담: "기존 이미지를 잃으면 어떡하지?"
유명 브랜드는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더 크게 체감합니다. "괜히 건드렸다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것마저 잃으면 어떡하나"라는 우려가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일수록 이런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요. 과거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게 되고, 새로운 실험이나 도전을 꺼리게 된되는 거죠. 하지만 이 브랜드들이 간과한 사실은 변화하지 않으면 서서히 잊혀질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의 '소극적 관리' 문화로 이어집니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3. 타겟의 딜레마: "모든 사람이 우리를 알고 있으니까"
유명 브랜드일수록 타겟 설정이 모호해집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으니까 굳이 특정 타겟을 정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착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과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오히려 타겟이 모호할수록 아무도 자신의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 나아가 "기존 고객을 잃을까 봐" 새로운 타겟에게 어필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결국 기존 고객도 새로운 고객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포지셔닝에 빠지게 되는 거죠.
인사모 탈출을 위한 체계적 접근법: 일상 속 장면에서 답을 찾다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장면 속이죠.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보다 훨씬 생생하고 진실한 인사이트가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 속에 숨어 있습니다.
PRFD는 이를 'Brand in a Scene'이라는 독자적 방법론으로 체계화했는데, 브랜드를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실제 삶의 맥락 속에서 평가하는 접근법입니다.
Step 1: 브랜드가 등장할 법한 일상 장면 포착하기
첫 번째 단계는 우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법한 사람들의 일상 장면을 찾아내고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는 건데요.
가구 브랜드의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오늘의집' 같은 플랫폼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찍어 올린 수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인테리어 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단서들이죠.
왜 이런 소품을 가져다 놓았을까?
이 색감 조합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있을까?
이 배치에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읽을 수 있을까?
패션 브랜드라면? 인스타그램의 #OOTD 해시태그나 스타일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스타일링을 하며, 무엇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옷 자체가 아니라 "이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가?"입니다.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세련된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건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음료 브랜드라면? 브이로그나 홈카페 인증샷에서 사람들의 진짜 욕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다"는 평가를 넘어, "언제,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이것을 먹고/마시고 싶어 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 인증샷을 보면서 이것이 혼자만의 소중한 시간을 위한 의식적 행동인지, 친구들과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지를 읽어내야 합니다. 같은 커피 한 잔이라도 "나만의 집중 리추얼",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만들기", "일상의 작은 사치" 등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소비될 수 있습니다.
Step 2: 장면 속 사람들의 진짜 욕구 읽어내기
단순히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 속에서 사람들이 진짜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오늘의집' 예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과 그에 대한 댓글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아늑해 보여요", "정말 깔끔하네요", "저도 따라하고 싶어요"
자주 묻는 질문들: "어디서 샀어요?", "브랜드명 알려주세요", "비슷한 제품 추천해주세요"
공감하는 포인트: "우리 집과 비슷해요", "이런 느낌을 원했는데", "딱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반응들을 종합하면, 단순히 "사람들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늑함', '깔끔함', '개성' 같은 가치들을 추구한다"는 1차원적 결론에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일상의 피로를 달래줄 수 있는 안식처를 원한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같은 더욱 본질적인 욕구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 "왜 이 댓글에 많은 공감이 몰렸을까?", "사람들이 진짜로 부러워하는 건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통해 표면적 반응 뒤에 숨은 진짜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Step 3: 우리 브랜드의 현재 위치 파악하기
이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그 장면에 자연스럽게 fit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의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핵심 질문들:
우리 브랜드가 사람들이 추구하는 그 감정과 가치에 부합하는가?
우리 제품/서비스가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에 어울리는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 우리 브랜드도 함께 자랑하고 싶어 할까?
만약 답이 "아니오"라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 상태의 원인입니다. 사람들의 일상과 우리 브랜드 사이에 맥락적 단절이 발생한 것입니다.
Step 4: 브랜드 정체성 진화와 경험 설계
Brand in a Scene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브랜드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4-1. 장면 맥락에 적합한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
먼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의 맥락을 깊이 이해한 후,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포지셔닝 변경이 아니라, 브랜드가 그 장면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역할이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와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죠.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집에서의 아늑한 시간"을 추구한다면, 단순히 "아늑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그런 순간에 어떤 특별한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역사, 강점, 고유한 특성이 그 장면에서 어떻게 의미 있게 발현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재정립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톤앤매너, 비주얼 디자인, 메시지, 제품/서비스 속성 등 모든 브랜드 요소들을 일관되게 재설정해야 합니다.
4-2. 몰입감 있는 브랜드 경험 설계
정체성이 재정립되었다면, 이제 사람들이 그 장면에서 브랜드를 실제로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꿈꾸는 그 장면을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 브랜드라면, 단순히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두 패키지를 열 때의 향, 드립하는 과정에서의 소리와 시각적 즐거움, 첫 모금을 마실 때의 만족감, 그리고 그 순간을 SNS에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까지 - 전체 경험이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가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또한 이런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의 여러 브랜드 접점들(매장, 온라인, 고객 서비스 등)을 더욱 의미 있고 몰입감 있는 경험으로 발전시켜, 일회성 구매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로 심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5: 지속적인 장면 모니터링과 적응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Brand in a Scene 접근법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세스여야만 하죠.
트렌드 변화 감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포착
새로운 장면 발굴: 우리 브랜드가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일상 장면 탐색
적응적 브랜딩: 변화하는 맥락에 맞춰 브랜드 전략 유연하게 조정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브랜드는 단순히 '유명한' 존재에서 사람들의 일상에 '필요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다시 발견되는 브랜드
브랜드 인사모 현상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도 하겠습니다. 이미 구축된 인지도라는 강력한 자산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체계적인 Brand in a Scene 접근만 있다면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화에 대한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놀면 뭐하니?'의 '인사모' 기획처럼, 때로는 자신의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있습니다. 내부에서 고민하는 대신 사람들의 일상 장면 속에서 답을 찾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에 진정으로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그 장면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유명세를 진정한 사랑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브랜드도 '인사모' 멤버인가요?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흥미로운(?) 기획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인사모(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것인데, "유명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인기는 없는" 연예인들을 모은다는 컨셉이에요. 허경환, 투컷, 장항준 감독 등이 이 모임의 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청자들은 묘한 공감과 함께 씁쓸한 웃음을 지었죠.
이 '인사모' 컨셉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한 예능 소재를 넘어, 현실의 브랜드들이 직면한 가장 미묘하고도 복잡한 딜레마와 놀랍도록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유명하지만 인기는 없다"는 역설적 명제 말이에요.
우리 주변에도 이런 브랜드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호감도는 낮은 브랜드, 역사는 길지만 트렌드에서는 멀어진 브랜드들. 이들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들입니다.
브랜드 인사모의 진단: 무엇이 문제일까요?
브랜드 인사모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적 증상들을 살펴봐야 합니다.
1. 시대적 맥락의 단절
브랜드 인사모들의 첫 번째 특징은 현재 소비자들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분명히 시대정신을 반영했지만, 지금은 그 연결점을 잃어버린 상태죠. 예를 들어 한때 젊음과 자유를 상징했던 브랜드가 지금은 구식으로 여겨지거나, 과거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던 브랜드가 현재의 미니멀 트렌드와 맞지 않게 느껴지는 경우들입니다.
2. 감정적 연결의 부재
두 번째 특징은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감이 약하다는 것이죠. 기능적으로는 문제없고, 품질도 나쁘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내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브랜드에 대한 추억이나 애착, 자부심 같은 감정적 동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3. 차별화 포인트의 모호함
세 번째는 브랜드만의 독특한 가치나 차별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죠. 브랜드의 고유한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에요.
4. 타겟 고객의 세대 교체
네 번째는 기존 주고객층의 고령화나 이탈입니다. 과거 브랜드를 지지했던 세대는 나이가 들거나 다른 브랜드로 이동했고, 새로운 세대는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거죠. 세대 간 브랜드 충성도의 전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유명세가 독이 되는 순간들
브랜드 인사모들이 처한 딜레마는 단순히 인기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유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발생하는 특수한 문제들입니다.
1. 안주의 함정: "우리는 이미 알려진 브랜드야"
유명 브랜드의 경우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의식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인지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언론에서도 종종 언급되기 때문에 "브랜딩은 충분히 잘 되어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지도와 선호도는 전혀 다른 개념이지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안다고 해서 좋아하거나 구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 그 브랜드 알아. 하지만 별로야"라는 식의 부정적 인지도일 수도 있고요.
이러한 안주는 브랜드 혁신의 동력을 잃게 만듭니다.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결국 시장에서 점점 뒤처지게 돼요.
2. 변화의 부담: "기존 이미지를 잃으면 어떡하지?"
유명 브랜드는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더 크게 체감합니다. "괜히 건드렸다가 기존에 갖고 있던 것마저 잃으면 어떡하나"라는 우려가 혁신을 가로막습니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일수록 이런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요. 과거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게 되고, 새로운 실험이나 도전을 꺼리게 된되는 거죠. 하지만 이 브랜드들이 간과한 사실은 변화하지 않으면 서서히 잊혀질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의 '소극적 관리' 문화로 이어집니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3. 타겟의 딜레마: "모든 사람이 우리를 알고 있으니까"
유명 브랜드일수록 타겟 설정이 모호해집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으니까 굳이 특정 타겟을 정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착각입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과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오히려 타겟이 모호할수록 아무도 자신의 브랜드라고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더 나아가 "기존 고객을 잃을까 봐" 새로운 타겟에게 어필하는 것을 꺼리게 됩니다. 결국 기존 고객도 새로운 고객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포지셔닝에 빠지게 되는 거죠.
인사모 탈출을 위한 체계적 접근법: 일상 속 장면에서 답을 찾다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장면 속이죠.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보다 훨씬 생생하고 진실한 인사이트가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 속에 숨어 있습니다.
PRFD는 이를 'Brand in a Scene'이라는 독자적 방법론으로 체계화했는데, 브랜드를 고립된 존재로 보지 않고 사람들의 실제 삶의 맥락 속에서 평가하는 접근법입니다.
Step 1: 브랜드가 등장할 법한 일상 장면 포착하기
첫 번째 단계는 우리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법한 사람들의 일상 장면을 찾아내고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브랜드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는 건데요.
가구 브랜드의 경우를 생각해볼까요? '오늘의집' 같은 플랫폼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찍어 올린 수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인테리어 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단서들이죠.
왜 이런 소품을 가져다 놓았을까?
이 색감 조합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있을까?
이 배치에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읽을 수 있을까?
패션 브랜드라면? 인스타그램의 #OOTD 해시태그나 스타일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스타일링을 하며, 무엇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옷 자체가 아니라 "이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가?"입니다.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은 건지, 세련된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건지, 편안함을 추구하는 건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음료 브랜드라면? 브이로그나 홈카페 인증샷에서 사람들의 진짜 욕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맛있다"는 평가를 넘어, "언제, 누구와, 어떤 기분으로 이것을 먹고/마시고 싶어 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 인증샷을 보면서 이것이 혼자만의 소중한 시간을 위한 의식적 행동인지, 친구들과의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지를 읽어내야 합니다. 같은 커피 한 잔이라도 "나만의 집중 리추얼",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만들기", "일상의 작은 사치" 등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소비될 수 있습니다.
Step 2: 장면 속 사람들의 진짜 욕구 읽어내기
단순히 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 속에서 사람들이 진짜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오늘의집' 예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과 그에 대한 댓글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아늑해 보여요", "정말 깔끔하네요", "저도 따라하고 싶어요"
자주 묻는 질문들: "어디서 샀어요?", "브랜드명 알려주세요", "비슷한 제품 추천해주세요"
공감하는 포인트: "우리 집과 비슷해요", "이런 느낌을 원했는데", "딱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반응들을 종합하면, 단순히 "사람들이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늑함', '깔끔함', '개성' 같은 가치들을 추구한다"는 1차원적 결론에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어 한다", "일상의 피로를 달래줄 수 있는 안식처를 원한다",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 같은 더욱 본질적인 욕구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나아가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 "왜 이 댓글에 많은 공감이 몰렸을까?", "사람들이 진짜로 부러워하는 건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통해 표면적 반응 뒤에 숨은 진짜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Step 3: 우리 브랜드의 현재 위치 파악하기
이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그 장면에 자연스럽게 fit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의 맥락에서 우리 브랜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핵심 질문들:
우리 브랜드가 사람들이 추구하는 그 감정과 가치에 부합하는가?
우리 제품/서비스가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에 어울리는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 우리 브랜드도 함께 자랑하고 싶어 할까?
만약 답이 "아니오"라면, 그것이 바로 브랜드 인사모 상태의 원인입니다. 사람들의 일상과 우리 브랜드 사이에 맥락적 단절이 발생한 것입니다.
Step 4: 브랜드 정체성 진화와 경험 설계
Brand in a Scene 진단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이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브랜드를 재설정해야 합니다.
4-1. 장면 맥락에 적합한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
먼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 그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장면의 맥락을 깊이 이해한 후,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포지셔닝 변경이 아니라, 브랜드가 그 장면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역할이 브랜드의 본질적 가치와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죠.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집에서의 아늑한 시간"을 추구한다면, 단순히 "아늑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가 그런 순간에 어떤 특별한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역사, 강점, 고유한 특성이 그 장면에서 어떻게 의미 있게 발현될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재정립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톤앤매너, 비주얼 디자인, 메시지, 제품/서비스 속성 등 모든 브랜드 요소들을 일관되게 재설정해야 합니다.
4-2. 몰입감 있는 브랜드 경험 설계
정체성이 재정립되었다면, 이제 사람들이 그 장면에서 브랜드를 실제로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꿈꾸는 그 장면을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주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커피 브랜드라면, 단순히 "좋은 커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두 패키지를 열 때의 향, 드립하는 과정에서의 소리와 시각적 즐거움, 첫 모금을 마실 때의 만족감, 그리고 그 순간을 SNS에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까지 - 전체 경험이 하나의 완결된 스토리가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또한 이런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존의 여러 브랜드 접점들(매장, 온라인, 고객 서비스 등)을 더욱 의미 있고 몰입감 있는 경험으로 발전시켜, 일회성 구매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로 심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5: 지속적인 장면 모니터링과 적응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Brand in a Scene 접근법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프로세스여야만 하죠.
트렌드 변화 감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포착
새로운 장면 발굴: 우리 브랜드가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일상 장면 탐색
적응적 브랜딩: 변화하는 맥락에 맞춰 브랜드 전략 유연하게 조정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브랜드는 단순히 '유명한' 존재에서 사람들의 일상에 '필요하고 사랑받는' 존재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다시 발견되는 브랜드
브랜드 인사모 현상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도 하겠습니다. 이미 구축된 인지도라는 강력한 자산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일상 장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체계적인 Brand in a Scene 접근만 있다면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변화에 대한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놀면 뭐하니?'의 '인사모' 기획처럼, 때로는 자신의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 인사모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사람들의 진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에 있습니다. 내부에서 고민하는 대신 사람들의 일상 장면 속에서 답을 찾고,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감정에 진정으로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그 장면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유명세를 진정한 사랑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