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AI는 우리 일상과 업무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브랜딩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브랜딩의 게임체인저이지, 게임 종료자가 아닙니다.
마치 포토샵이 사진작가를 대체하지 못했듯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졌다고 누구나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구는 더 나아졌지만, 결국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니까요. 오히려 이제 전문가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변화
AI 도구들은 분명 브랜딩 작업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로고 제작, 카피라이팅, 광고 이미지 생성에서 놀라운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며칠씩 걸리던 초기 아이데이션이 몇 분 만에 가능해졌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들에게 AI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한된 예산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의 브랜딩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더 나아가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증대를 넘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증명하거나 고객과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등, 전략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인즈 (Heinz):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하다 🥫
하인즈의 'It has to be Heinz' 캠페인은 AI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증명한 매우 영리한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DALL-E 2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에게 특별한 브랜드명 없이 오직 '케첩(Ketchup)', '케첩 르네상스 아트', '케첩 우주'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케첩'이라는 단어만으로 하인즈 케첩병과 매우 흡사한 이미지들을 생성했습니다. 이는 AI조차도 '케첩'의 대표 이미지를 '하인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인사이트: 이 캠페인은 AI를 단순히 결과물 제작 도구로 쓴 것을 넘어, 'AI도 인정하는 케첩의 근본은 하인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브랜드의 역사와 시장 지배력을 재치있게 과시한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입니다.

© campaigns of the world
코카콜라 (Coca-Cola): 팬과 함께 만드는 '진짜 마법' ✨
코카콜라는 AI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하고 콘텐츠를 만들게 하는 'Create Real Magic'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무엇을 했나?: 자사의 상징적인 이미지(산타클로스, 북극곰, 컨투어 병 등)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GPT-4와 DALL-E 2 기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아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열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과 결합하여 수만 개의 독창적인 광고 이미지로 구현해 주었습니다. 우수작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실제로 광고로 상영되었습니다.
인사이트: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매개로 팬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공동 창작(Co-creation)'의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브랜딩입니다.

© campaignlive.co.uk
누텔라 (Nutella): 세상에 단 하나뿐인 700만 개의 라벨 🎨
누텔라는 AI를 활용해 대량 생산 제품에 '개인화'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한 선구적인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Nutella Unica' 프로젝트를 통해, AI 알고리즘이 수십 개의 패턴과 색상을 조합하여 세상에 단 하나도 똑같지 않은 700만 개의 고유한 제품 라벨을 디자인하도록 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정해진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무작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패턴을 끊임없이 생성하여, 모든 제품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 한정판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되었습니다.
인사이트: '알고리즘에 의한 디자인(Algorithmic Design)'을 통해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개인화(Personalization)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나만의 누텔라'를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 square44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 패션 브랜드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로 시즌별 컨셉 이미지를 제작해 기존 포토슈팅 비용을 60% 절감했고, 푸드테크 기업은 ChatGPT를 활용한 네이밍과 카피라이팅으로 기존 6주 걸리던 브랜드 개발을 2주 만에 완료했습니다.
AI가 브랜딩의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이런 성공 사례들을 통해 AI가 브랜딩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혁신하고 있는지 명확해집니다. 한마디로 효율성과 확장성입니다.
1. 효율성: 시간과 비용의 혁신
AI는 브랜딩 작업에서 가장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복적 작업들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디자이너가 며칠에 걸쳐 수십 개의 로고 시안을 만들던 작업이 이제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카피라이터가 하루 종일 고민하던 헤드라인 옵션들을 AI는 몇 초 만에 수백 개씩 쏟아냅니다.
특히 A/B 테스트나 다양한 버전의 크리에이티브 제작에서 AI의 효율성은 압도적입니다. 하나의 컨셉을 10가지 다른 톤으로 변주하거나, 같은 메시지를 다양한 타겟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순식간에 완료됩니다.
2. 확장성: 불가능의 영역을 넘다
효율성이 기존 작업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면, 확장성은 과거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브랜딩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누텔라의 '700만 개의 고유 라벨'이 대표적입니다. 인간 디자이너 팀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700만 개의 서로 다른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AI는 모든 소비자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대량 생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코카콜라의 사례 역시 수만 명의 소비자가 동시에 브랜드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대규모 공동 창작(Mass Co-creation)'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확장성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확장성은 단순히 많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1:1 초개인화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거나 수백만 명과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등,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브랜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 경험의 새로움: AI 활용이 주는 화제성
아직 AI 기술이 대중에게 보편화되는 초기 단계인 지금, AI를 브랜딩에 접목하는 '시도' 그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단순히 새롭다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최신 기술을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이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하인즈의 캠페인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했다'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되어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최신 AI 기술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처럼 AI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브랜딩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AI가 가져온 이러한 놀라운 변화만으로 정말 좋은 브랜딩이 완성될 수 있을까요? 답은 명확히 '아니오'입니다. AI가 브랜딩의 '결과물 생산' 영역을 혁신했지만, 브랜딩의 본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에는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들이 남아있습니다..
1. 인간의 깊은 욕망에 대한 이해의 한계
AI는 소비자의 검색 기록, 구매 패턴 등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깊숙한 욕망과 무의식적 동기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럭셔리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 '소재 정보' 등을 검색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면, AI는 이들의 니즈가 '합리성'에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행동의 '결과'일 뿐, 그 행동을 유발한 '과시'와 '소속감'이라는 근원적 욕망은 데이터 너머에 존재합니다. 인간 전문가는 바로 이 데이터와 실제 욕망 사이의 간극을 해석하고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2. 차별화된 전략 수립의 한계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시점의 가장 표준화된 답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AI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비슷한 답을 얻게 되죠. 가령, 여러 신생 브랜드가 동시에 AI에게 'MZ세대를 위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이름'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도 'Eco-', 'Green-', 'Earth-', 'Pure-' 같은 단어가 조합된,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의 이름들을 받아보게 될 것입니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교집합을 찾아낼 뿐, 시장의 빈틈을 파고드는 의외의 한 수를 제안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빈틈을 찾아내고, 경쟁사와 다른 길을 제시하는 것은 AI가 따라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3. 경험의 연결
브랜드의 진정한 힘은 소비자의 일상 속 생생한 경험과 연결될 때 나타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시는 커피 한 모금의 의미, 퇴근 후 집에서 느끼는 안도감, 주말 오후의 나른함 같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AI가 어디까지 포착할 수 있을까요?
고객 만족도 데이터를 분석하면 '주문 후 대기 시간 단축'이 최우선 과제로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바리스타와 교감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다림의 시간' 자체를 브랜드의 핵심 경험으로 설계했습니다.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효율에 지친 현대인들이 '느림과 기다림'에서 느끼는 아날로그적 만족감을 정확히 읽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사이트는 데이터로만은 얻기 어렵습니다.
4. 사람의 언어
AI가 생성하는 카피는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때로는 너무 '브랜드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인간적일수록 더 매력적인 시대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쓰는 표현과 '브랜드다운 표현' 사이의 괴리가 클수록 소비자들은 어색함을 느낍니다. "저희 브랜드는 고객 여러분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보다는 "이거 하나면 진짜 편해져요"가 더 와닿는 시대거든요.
새로운 협력 모델: AI + Human
미래의 브랜딩은 AI와 인간의 협력으로 완성됩니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AI의 역할:
🤖 대량의 데이터 분석과 트렌드 발견
🤖 초기 아이데이션과 다양한 옵션 생성
🤖 반복적인 작업의 자동화
🤖 A/B 테스트와 최적화
인간의 역할:
🤔 직관적 통찰력: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내는 능력
🤔 맥락적 판단력: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능력
🤔 창의적 도약: 상식을 뒤엎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 창조
🤔 감정적 진정성: 개인적 경험이 녹아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패러다임의 전환: Making에서 Believing으로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AI를 단순히 더 빠른 손이나 더 똑똑한 뇌로 여기는 순간,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결과물의 상향 평준화'입니다. 이제 누구나 그럴듯한 로고, 유창한 광고 카피, 아름다운 이미지를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딩의 무게중심이 ‘무엇을(What)’에서 ‘왜(Why)’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자본과 기술력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가질 수 있기에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철학, 즉 대체 불가능한 ‘관점’이 유일한 차별점이 됩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브랜딩은 ‘더 잘 만드는(Making)’ 싸움이 아니라 ‘무엇을 믿게 할 것인가(Believing)’의 싸움이 됩니다. AI에게 수백만 개의 완벽한 디자인 시안을 만들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디자인이 소비자의 하루에 어떤 작은 위안을 주고, 어떤 소속감을 느끼게 할 것인지, 그 대체 불가능한 감정적 유대를 쌓는 것은 오롯이 인간의 몫입니다.
AI는 가장 그럴듯한 '정답'을 제안할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평생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설계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브랜딩은 위기가 아닌 기회입니다. 반복적인 작업에서 해방되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인사이트입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이제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지혜,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 브랜드의 'Why'를 세우는 통찰력, 그리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How'를 결정하는 판단력.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AI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전에 없던 'What'을 구현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AI가 열어준 새로운 가능성이자, 이 시대의 브랜딩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ChatGPT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AI는 우리 일상과 업무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브랜딩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브랜딩의 게임체인저이지, 게임 종료자가 아닙니다.
마치 포토샵이 사진작가를 대체하지 못했듯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졌다고 누구나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구는 더 나아졌지만, 결국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니까요. 오히려 이제 전문가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변화
AI 도구들은 분명 브랜딩 작업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로고 제작, 카피라이팅, 광고 이미지 생성에서 놀라운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며칠씩 걸리던 초기 아이데이션이 몇 분 만에 가능해졌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들에게 AI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한된 예산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의 브랜딩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더 나아가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증대를 넘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증명하거나 고객과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등, 전략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인즈 (Heinz):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하다 🥫
하인즈의 'It has to be Heinz' 캠페인은 AI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증명한 매우 영리한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DALL-E 2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에게 특별한 브랜드명 없이 오직 '케첩(Ketchup)', '케첩 르네상스 아트', '케첩 우주'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케첩'이라는 단어만으로 하인즈 케첩병과 매우 흡사한 이미지들을 생성했습니다. 이는 AI조차도 '케첩'의 대표 이미지를 '하인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인사이트: 이 캠페인은 AI를 단순히 결과물 제작 도구로 쓴 것을 넘어, 'AI도 인정하는 케첩의 근본은 하인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브랜드의 역사와 시장 지배력을 재치있게 과시한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입니다.

© campaigns of the world
코카콜라 (Coca-Cola): 팬과 함께 만드는 '진짜 마법' ✨
코카콜라는 AI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하고 콘텐츠를 만들게 하는 'Create Real Magic'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무엇을 했나?: 자사의 상징적인 이미지(산타클로스, 북극곰, 컨투어 병 등)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GPT-4와 DALL-E 2 기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아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열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과 결합하여 수만 개의 독창적인 광고 이미지로 구현해 주었습니다. 우수작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실제로 광고로 상영되었습니다.
인사이트: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매개로 팬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공동 창작(Co-creation)'의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브랜딩입니다.

© campaignlive.co.uk
누텔라 (Nutella): 세상에 단 하나뿐인 700만 개의 라벨 🎨
누텔라는 AI를 활용해 대량 생산 제품에 '개인화'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한 선구적인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Nutella Unica' 프로젝트를 통해, AI 알고리즘이 수십 개의 패턴과 색상을 조합하여 세상에 단 하나도 똑같지 않은 700만 개의 고유한 제품 라벨을 디자인하도록 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정해진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무작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패턴을 끊임없이 생성하여, 모든 제품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 한정판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되었습니다.
인사이트: '알고리즘에 의한 디자인(Algorithmic Design)'을 통해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개인화(Personalization)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나만의 누텔라'를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 square44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 패션 브랜드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로 시즌별 컨셉 이미지를 제작해 기존 포토슈팅 비용을 60% 절감했고, 푸드테크 기업은 ChatGPT를 활용한 네이밍과 카피라이팅으로 기존 6주 걸리던 브랜드 개발을 2주 만에 완료했습니다.
AI가 브랜딩의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이런 성공 사례들을 통해 AI가 브랜딩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혁신하고 있는지 명확해집니다. 한마디로 효율성과 확장성입니다.
1. 효율성: 시간과 비용의 혁신
AI는 브랜딩 작업에서 가장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복적 작업들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디자이너가 며칠에 걸쳐 수십 개의 로고 시안을 만들던 작업이 이제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카피라이터가 하루 종일 고민하던 헤드라인 옵션들을 AI는 몇 초 만에 수백 개씩 쏟아냅니다.
특히 A/B 테스트나 다양한 버전의 크리에이티브 제작에서 AI의 효율성은 압도적입니다. 하나의 컨셉을 10가지 다른 톤으로 변주하거나, 같은 메시지를 다양한 타겟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순식간에 완료됩니다.
2. 확장성: 불가능의 영역을 넘다
효율성이 기존 작업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면, 확장성은 과거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브랜딩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누텔라의 '700만 개의 고유 라벨'이 대표적입니다. 인간 디자이너 팀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700만 개의 서로 다른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AI는 모든 소비자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대량 생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코카콜라의 사례 역시 수만 명의 소비자가 동시에 브랜드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대규모 공동 창작(Mass Co-creation)'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확장성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확장성은 단순히 많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1:1 초개인화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거나 수백만 명과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등,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브랜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 경험의 새로움: AI 활용이 주는 화제성
아직 AI 기술이 대중에게 보편화되는 초기 단계인 지금, AI를 브랜딩에 접목하는 '시도' 그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단순히 새롭다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최신 기술을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이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하인즈의 캠페인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했다'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되어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최신 AI 기술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처럼 AI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브랜딩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AI가 가져온 이러한 놀라운 변화만으로 정말 좋은 브랜딩이 완성될 수 있을까요? 답은 명확히 '아니오'입니다. AI가 브랜딩의 '결과물 생산' 영역을 혁신했지만, 브랜딩의 본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에는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들이 남아있습니다..
1. 인간의 깊은 욕망에 대한 이해의 한계
AI는 소비자의 검색 기록, 구매 패턴 등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깊숙한 욕망과 무의식적 동기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럭셔리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 '소재 정보' 등을 검색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면, AI는 이들의 니즈가 '합리성'에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행동의 '결과'일 뿐, 그 행동을 유발한 '과시'와 '소속감'이라는 근원적 욕망은 데이터 너머에 존재합니다. 인간 전문가는 바로 이 데이터와 실제 욕망 사이의 간극을 해석하고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2. 차별화된 전략 수립의 한계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시점의 가장 표준화된 답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AI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비슷한 답을 얻게 되죠. 가령, 여러 신생 브랜드가 동시에 AI에게 'MZ세대를 위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이름'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도 'Eco-', 'Green-', 'Earth-', 'Pure-' 같은 단어가 조합된,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의 이름들을 받아보게 될 것입니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교집합을 찾아낼 뿐, 시장의 빈틈을 파고드는 의외의 한 수를 제안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빈틈을 찾아내고, 경쟁사와 다른 길을 제시하는 것은 AI가 따라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3. 경험의 연결
브랜드의 진정한 힘은 소비자의 일상 속 생생한 경험과 연결될 때 나타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시는 커피 한 모금의 의미, 퇴근 후 집에서 느끼는 안도감, 주말 오후의 나른함 같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AI가 어디까지 포착할 수 있을까요?
고객 만족도 데이터를 분석하면 '주문 후 대기 시간 단축'이 최우선 과제로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바리스타와 교감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다림의 시간' 자체를 브랜드의 핵심 경험으로 설계했습니다.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효율에 지친 현대인들이 '느림과 기다림'에서 느끼는 아날로그적 만족감을 정확히 읽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사이트는 데이터로만은 얻기 어렵습니다.
4. 사람의 언어
AI가 생성하는 카피는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때로는 너무 '브랜드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인간적일수록 더 매력적인 시대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쓰는 표현과 '브랜드다운 표현' 사이의 괴리가 클수록 소비자들은 어색함을 느낍니다. "저희 브랜드는 고객 여러분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보다는 "이거 하나면 진짜 편해져요"가 더 와닿는 시대거든요.
새로운 협력 모델: AI + Human
미래의 브랜딩은 AI와 인간의 협력으로 완성됩니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AI의 역할:
🤖 대량의 데이터 분석과 트렌드 발견
🤖 초기 아이데이션과 다양한 옵션 생성
🤖 반복적인 작업의 자동화
🤖 A/B 테스트와 최적화
인간의 역할:
🤔 직관적 통찰력: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내는 능력
🤔 맥락적 판단력: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능력
🤔 창의적 도약: 상식을 뒤엎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 창조
🤔 감정적 진정성: 개인적 경험이 녹아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패러다임의 전환: Making에서 Believing으로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AI를 단순히 더 빠른 손이나 더 똑똑한 뇌로 여기는 순간,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결과물의 상향 평준화'입니다. 이제 누구나 그럴듯한 로고, 유창한 광고 카피, 아름다운 이미지를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딩의 무게중심이 ‘무엇을(What)’에서 ‘왜(Why)’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자본과 기술력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가질 수 있기에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철학, 즉 대체 불가능한 ‘관점’이 유일한 차별점이 됩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브랜딩은 ‘더 잘 만드는(Making)’ 싸움이 아니라 ‘무엇을 믿게 할 것인가(Believing)’의 싸움이 됩니다. AI에게 수백만 개의 완벽한 디자인 시안을 만들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디자인이 소비자의 하루에 어떤 작은 위안을 주고, 어떤 소속감을 느끼게 할 것인지, 그 대체 불가능한 감정적 유대를 쌓는 것은 오롯이 인간의 몫입니다.
AI는 가장 그럴듯한 '정답'을 제안할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평생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설계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브랜딩은 위기가 아닌 기회입니다. 반복적인 작업에서 해방되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인사이트입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이제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지혜,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 브랜드의 'Why'를 세우는 통찰력, 그리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How'를 결정하는 판단력.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AI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전에 없던 'What'을 구현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AI가 열어준 새로운 가능성이자, 이 시대의 브랜딩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ChatGPT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AI는 우리 일상과 업무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브랜딩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브랜딩의 게임체인저이지, 게임 종료자가 아닙니다.
마치 포토샵이 사진작가를 대체하지 못했듯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졌다고 누구나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구는 더 나아졌지만, 결국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니까요. 오히려 이제 전문가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변화
AI 도구들은 분명 브랜딩 작업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로고 제작, 카피라이팅, 광고 이미지 생성에서 놀라운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며칠씩 걸리던 초기 아이데이션이 몇 분 만에 가능해졌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들에게 AI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한된 예산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의 브랜딩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더 나아가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증대를 넘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증명하거나 고객과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등, 전략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인즈 (Heinz):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하다 🥫
하인즈의 'It has to be Heinz' 캠페인은 AI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증명한 매우 영리한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DALL-E 2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에게 특별한 브랜드명 없이 오직 '케첩(Ketchup)', '케첩 르네상스 아트', '케첩 우주'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케첩'이라는 단어만으로 하인즈 케첩병과 매우 흡사한 이미지들을 생성했습니다. 이는 AI조차도 '케첩'의 대표 이미지를 '하인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인사이트: 이 캠페인은 AI를 단순히 결과물 제작 도구로 쓴 것을 넘어, 'AI도 인정하는 케첩의 근본은 하인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브랜드의 역사와 시장 지배력을 재치있게 과시한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입니다.

© campaigns of the world
코카콜라 (Coca-Cola): 팬과 함께 만드는 '진짜 마법' ✨
코카콜라는 AI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하고 콘텐츠를 만들게 하는 'Create Real Magic'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무엇을 했나?: 자사의 상징적인 이미지(산타클로스, 북극곰, 컨투어 병 등)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GPT-4와 DALL-E 2 기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아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열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과 결합하여 수만 개의 독창적인 광고 이미지로 구현해 주었습니다. 우수작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실제로 광고로 상영되었습니다.
인사이트: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매개로 팬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공동 창작(Co-creation)'의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브랜딩입니다.

© campaignlive.co.uk
누텔라 (Nutella): 세상에 단 하나뿐인 700만 개의 라벨 🎨
누텔라는 AI를 활용해 대량 생산 제품에 '개인화'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한 선구적인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Nutella Unica' 프로젝트를 통해, AI 알고리즘이 수십 개의 패턴과 색상을 조합하여 세상에 단 하나도 똑같지 않은 700만 개의 고유한 제품 라벨을 디자인하도록 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정해진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무작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패턴을 끊임없이 생성하여, 모든 제품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 한정판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되었습니다.
인사이트: '알고리즘에 의한 디자인(Algorithmic Design)'을 통해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개인화(Personalization)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나만의 누텔라'를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 square44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 패션 브랜드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로 시즌별 컨셉 이미지를 제작해 기존 포토슈팅 비용을 60% 절감했고, 푸드테크 기업은 ChatGPT를 활용한 네이밍과 카피라이팅으로 기존 6주 걸리던 브랜드 개발을 2주 만에 완료했습니다.
AI가 브랜딩의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이런 성공 사례들을 통해 AI가 브랜딩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혁신하고 있는지 명확해집니다. 한마디로 효율성과 확장성입니다.
1. 효율성: 시간과 비용의 혁신
AI는 브랜딩 작업에서 가장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복적 작업들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디자이너가 며칠에 걸쳐 수십 개의 로고 시안을 만들던 작업이 이제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카피라이터가 하루 종일 고민하던 헤드라인 옵션들을 AI는 몇 초 만에 수백 개씩 쏟아냅니다.
특히 A/B 테스트나 다양한 버전의 크리에이티브 제작에서 AI의 효율성은 압도적입니다. 하나의 컨셉을 10가지 다른 톤으로 변주하거나, 같은 메시지를 다양한 타겟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순식간에 완료됩니다.
2. 확장성: 불가능의 영역을 넘다
효율성이 기존 작업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면, 확장성은 과거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브랜딩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누텔라의 '700만 개의 고유 라벨'이 대표적입니다. 인간 디자이너 팀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700만 개의 서로 다른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AI는 모든 소비자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대량 생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코카콜라의 사례 역시 수만 명의 소비자가 동시에 브랜드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대규모 공동 창작(Mass Co-creation)'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확장성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확장성은 단순히 많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1:1 초개인화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거나 수백만 명과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등,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브랜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 경험의 새로움: AI 활용이 주는 화제성
아직 AI 기술이 대중에게 보편화되는 초기 단계인 지금, AI를 브랜딩에 접목하는 '시도' 그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단순히 새롭다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최신 기술을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이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하인즈의 캠페인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했다'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되어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최신 AI 기술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처럼 AI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브랜딩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AI가 가져온 이러한 놀라운 변화만으로 정말 좋은 브랜딩이 완성될 수 있을까요? 답은 명확히 '아니오'입니다. AI가 브랜딩의 '결과물 생산' 영역을 혁신했지만, 브랜딩의 본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에는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들이 남아있습니다..
1. 인간의 깊은 욕망에 대한 이해의 한계
AI는 소비자의 검색 기록, 구매 패턴 등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깊숙한 욕망과 무의식적 동기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럭셔리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 '소재 정보' 등을 검색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면, AI는 이들의 니즈가 '합리성'에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행동의 '결과'일 뿐, 그 행동을 유발한 '과시'와 '소속감'이라는 근원적 욕망은 데이터 너머에 존재합니다. 인간 전문가는 바로 이 데이터와 실제 욕망 사이의 간극을 해석하고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2. 차별화된 전략 수립의 한계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시점의 가장 표준화된 답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AI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비슷한 답을 얻게 되죠. 가령, 여러 신생 브랜드가 동시에 AI에게 'MZ세대를 위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이름'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도 'Eco-', 'Green-', 'Earth-', 'Pure-' 같은 단어가 조합된,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의 이름들을 받아보게 될 것입니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교집합을 찾아낼 뿐, 시장의 빈틈을 파고드는 의외의 한 수를 제안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빈틈을 찾아내고, 경쟁사와 다른 길을 제시하는 것은 AI가 따라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3. 경험의 연결
브랜드의 진정한 힘은 소비자의 일상 속 생생한 경험과 연결될 때 나타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시는 커피 한 모금의 의미, 퇴근 후 집에서 느끼는 안도감, 주말 오후의 나른함 같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AI가 어디까지 포착할 수 있을까요?
고객 만족도 데이터를 분석하면 '주문 후 대기 시간 단축'이 최우선 과제로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바리스타와 교감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다림의 시간' 자체를 브랜드의 핵심 경험으로 설계했습니다.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효율에 지친 현대인들이 '느림과 기다림'에서 느끼는 아날로그적 만족감을 정확히 읽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사이트는 데이터로만은 얻기 어렵습니다.
4. 사람의 언어
AI가 생성하는 카피는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때로는 너무 '브랜드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인간적일수록 더 매력적인 시대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쓰는 표현과 '브랜드다운 표현' 사이의 괴리가 클수록 소비자들은 어색함을 느낍니다. "저희 브랜드는 고객 여러분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보다는 "이거 하나면 진짜 편해져요"가 더 와닿는 시대거든요.
새로운 협력 모델: AI + Human
미래의 브랜딩은 AI와 인간의 협력으로 완성됩니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AI의 역할:
🤖 대량의 데이터 분석과 트렌드 발견
🤖 초기 아이데이션과 다양한 옵션 생성
🤖 반복적인 작업의 자동화
🤖 A/B 테스트와 최적화
인간의 역할:
🤔 직관적 통찰력: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내는 능력
🤔 맥락적 판단력: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능력
🤔 창의적 도약: 상식을 뒤엎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 창조
🤔 감정적 진정성: 개인적 경험이 녹아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패러다임의 전환: Making에서 Believing으로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AI를 단순히 더 빠른 손이나 더 똑똑한 뇌로 여기는 순간,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결과물의 상향 평준화'입니다. 이제 누구나 그럴듯한 로고, 유창한 광고 카피, 아름다운 이미지를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딩의 무게중심이 ‘무엇을(What)’에서 ‘왜(Why)’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자본과 기술력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가질 수 있기에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철학, 즉 대체 불가능한 ‘관점’이 유일한 차별점이 됩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브랜딩은 ‘더 잘 만드는(Making)’ 싸움이 아니라 ‘무엇을 믿게 할 것인가(Believing)’의 싸움이 됩니다. AI에게 수백만 개의 완벽한 디자인 시안을 만들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디자인이 소비자의 하루에 어떤 작은 위안을 주고, 어떤 소속감을 느끼게 할 것인지, 그 대체 불가능한 감정적 유대를 쌓는 것은 오롯이 인간의 몫입니다.
AI는 가장 그럴듯한 '정답'을 제안할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평생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설계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브랜딩은 위기가 아닌 기회입니다. 반복적인 작업에서 해방되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인사이트입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이제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지혜,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 브랜드의 'Why'를 세우는 통찰력, 그리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How'를 결정하는 판단력.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AI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전에 없던 'What'을 구현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AI가 열어준 새로운 가능성이자, 이 시대의 브랜딩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ChatGPT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AI는 우리 일상과 업무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브랜딩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브랜딩의 게임체인저이지, 게임 종료자가 아닙니다.
마치 포토샵이 사진작가를 대체하지 못했듯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졌다고 누구나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구는 더 나아졌지만, 결국 그 도구로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니까요. 오히려 이제 전문가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우리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변화
AI 도구들은 분명 브랜딩 작업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로고 제작, 카피라이팅, 광고 이미지 생성에서 놀라운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며칠씩 걸리던 초기 아이데이션이 몇 분 만에 가능해졌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들에게 AI는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한된 예산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의 브랜딩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더 나아가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증대를 넘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증명하거나 고객과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등, 전략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인즈 (Heinz):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하다 🥫
하인즈의 'It has to be Heinz' 캠페인은 AI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증명한 매우 영리한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DALL-E 2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에게 특별한 브랜드명 없이 오직 '케첩(Ketchup)', '케첩 르네상스 아트', '케첩 우주' 등 일반적인 단어로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케첩'이라는 단어만으로 하인즈 케첩병과 매우 흡사한 이미지들을 생성했습니다. 이는 AI조차도 '케첩'의 대표 이미지를 '하인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증명한 것입니다.
인사이트: 이 캠페인은 AI를 단순히 결과물 제작 도구로 쓴 것을 넘어, 'AI도 인정하는 케첩의 근본은 하인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브랜드의 역사와 시장 지배력을 재치있게 과시한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입니다.

© campaigns of the world
코카콜라 (Coca-Cola): 팬과 함께 만드는 '진짜 마법' ✨
코카콜라는 AI를 활용하여 소비자들이 직접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하고 콘텐츠를 만들게 하는 'Create Real Magic'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무엇을 했나?: 자사의 상징적인 이미지(산타클로스, 북극곰, 컨투어 병 등)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GPT-4와 DALL-E 2 기술을 이용해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아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열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코카콜라의 브랜드 자산과 결합하여 수만 개의 독창적인 광고 이미지로 구현해 주었습니다. 우수작은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전광판에 실제로 광고로 상영되었습니다.
인사이트: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매개로 팬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공동 창작(Co-creation)'의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브랜딩입니다.

© campaignlive.co.uk
누텔라 (Nutella): 세상에 단 하나뿐인 700만 개의 라벨 🎨
누텔라는 AI를 활용해 대량 생산 제품에 '개인화'와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부여한 선구적인 사례입니다.
무엇을 했나?: 'Nutella Unica' 프로젝트를 통해, AI 알고리즘이 수십 개의 패턴과 색상을 조합하여 세상에 단 하나도 똑같지 않은 700만 개의 고유한 제품 라벨을 디자인하도록 했습니다.
AI의 역할과 결과: AI는 정해진 디자인 시스템 안에서 무작위적이면서도 조화로운 패턴을 끊임없이 생성하여, 모든 제품이 각기 다른 디자인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 한정판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되었습니다.
인사이트: '알고리즘에 의한 디자인(Algorithmic Design)'을 통해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개인화(Personalization)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를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나만의 누텔라'를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 square44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 패션 브랜드는 AI 이미지 생성 도구로 시즌별 컨셉 이미지를 제작해 기존 포토슈팅 비용을 60% 절감했고, 푸드테크 기업은 ChatGPT를 활용한 네이밍과 카피라이팅으로 기존 6주 걸리던 브랜드 개발을 2주 만에 완료했습니다.
AI가 브랜딩의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이런 성공 사례들을 통해 AI가 브랜딩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혁신하고 있는지 명확해집니다. 한마디로 효율성과 확장성입니다.
1. 효율성: 시간과 비용의 혁신
AI는 브랜딩 작업에서 가장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복적 작업들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과거 디자이너가 며칠에 걸쳐 수십 개의 로고 시안을 만들던 작업이 이제 몇 분이면 가능합니다. 카피라이터가 하루 종일 고민하던 헤드라인 옵션들을 AI는 몇 초 만에 수백 개씩 쏟아냅니다.
특히 A/B 테스트나 다양한 버전의 크리에이티브 제작에서 AI의 효율성은 압도적입니다. 하나의 컨셉을 10가지 다른 톤으로 변주하거나, 같은 메시지를 다양한 타겟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순식간에 완료됩니다.
2. 확장성: 불가능의 영역을 넘다
효율성이 기존 작업을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라면, 확장성은 과거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브랜딩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누텔라의 '700만 개의 고유 라벨'이 대표적입니다. 인간 디자이너 팀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도 700만 개의 서로 다른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AI는 모든 소비자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대량 생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코카콜라의 사례 역시 수만 명의 소비자가 동시에 브랜드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대규모 공동 창작(Mass Co-creation)'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확장성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확장성은 단순히 많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1:1 초개인화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거나 수백만 명과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등,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브랜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3. 경험의 새로움: AI 활용이 주는 화제성
아직 AI 기술이 대중에게 보편화되는 초기 단계인 지금, AI를 브랜딩에 접목하는 '시도' 그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가 됩니다. 단순히 새롭다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최신 기술을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전제 하에, 이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하인즈의 캠페인 'AI에게 케첩을 그리게 했다'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되어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카콜라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최신 AI 기술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이처럼 AI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자체를 브랜딩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AI만으론 충분하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AI가 가져온 이러한 놀라운 변화만으로 정말 좋은 브랜딩이 완성될 수 있을까요? 답은 명확히 '아니오'입니다. AI가 브랜딩의 '결과물 생산' 영역을 혁신했지만, 브랜딩의 본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에는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들이 남아있습니다..
1. 인간의 깊은 욕망에 대한 이해의 한계
AI는 소비자의 검색 기록, 구매 패턴 등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인 답을 찾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깊숙한 욕망과 무의식적 동기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럭셔리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 '소재 정보' 등을 검색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면, AI는 이들의 니즈가 '합리성'에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행동의 '결과'일 뿐, 그 행동을 유발한 '과시'와 '소속감'이라는 근원적 욕망은 데이터 너머에 존재합니다. 인간 전문가는 바로 이 데이터와 실제 욕망 사이의 간극을 해석하고 채우는 역할을 합니다."
2. 차별화된 전략 수립의 한계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시점의 가장 표준화된 답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AI에게 같은 질문을 하면 비슷한 답을 얻게 되죠. 가령, 여러 신생 브랜드가 동시에 AI에게 'MZ세대를 위한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이름'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도 'Eco-', 'Green-', 'Earth-', 'Pure-' 같은 단어가 조합된, 놀랍도록 비슷한 패턴의 이름들을 받아보게 될 것입니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교집합을 찾아낼 뿐, 시장의 빈틈을 파고드는 의외의 한 수를 제안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빈틈을 찾아내고, 경쟁사와 다른 길을 제시하는 것은 AI가 따라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3. 경험의 연결
브랜드의 진정한 힘은 소비자의 일상 속 생생한 경험과 연결될 때 나타납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시는 커피 한 모금의 의미, 퇴근 후 집에서 느끼는 안도감, 주말 오후의 나른함 같은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AI가 어디까지 포착할 수 있을까요?
고객 만족도 데이터를 분석하면 '주문 후 대기 시간 단축'이 최우선 과제로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블루보틀은 바리스타와 교감하고 커피가 내려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다림의 시간' 자체를 브랜드의 핵심 경험으로 설계했습니다.
블루보틀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효율에 지친 현대인들이 '느림과 기다림'에서 느끼는 아날로그적 만족감을 정확히 읽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사이트는 데이터로만은 얻기 어렵습니다.
4. 사람의 언어
AI가 생성하는 카피는 문법적으로 완벽하고 논리적으로 타당하지만, 때로는 너무 '브랜드답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인간적일수록 더 매력적인 시대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쓰는 표현과 '브랜드다운 표현' 사이의 괴리가 클수록 소비자들은 어색함을 느낍니다. "저희 브랜드는 고객 여러분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겠습니다"보다는 "이거 하나면 진짜 편해져요"가 더 와닿는 시대거든요.
새로운 협력 모델: AI + Human
미래의 브랜딩은 AI와 인간의 협력으로 완성됩니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AI의 역할:
🤖 대량의 데이터 분석과 트렌드 발견
🤖 초기 아이데이션과 다양한 옵션 생성
🤖 반복적인 작업의 자동화
🤖 A/B 테스트와 최적화
인간의 역할:
🤔 직관적 통찰력: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내는 능력
🤔 맥락적 판단력: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능력
🤔 창의적 도약: 상식을 뒤엎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 창조
🤔 감정적 진정성: 개인적 경험이 녹아든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패러다임의 전환: Making에서 Believing으로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AI를 단순히 더 빠른 손이나 더 똑똑한 뇌로 여기는 순간,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AI가 브랜딩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결과물의 상향 평준화'입니다. 이제 누구나 그럴듯한 로고, 유창한 광고 카피, 아름다운 이미지를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딩의 무게중심이 ‘무엇을(What)’에서 ‘왜(Why)’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자본과 기술력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가질 수 있기에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철학, 즉 대체 불가능한 ‘관점’이 유일한 차별점이 됩니다.
따라서 AI 시대의 브랜딩은 ‘더 잘 만드는(Making)’ 싸움이 아니라 ‘무엇을 믿게 할 것인가(Believing)’의 싸움이 됩니다. AI에게 수백만 개의 완벽한 디자인 시안을 만들게 할 수는 있지만, 그 디자인이 소비자의 하루에 어떤 작은 위안을 주고, 어떤 소속감을 느끼게 할 것인지, 그 대체 불가능한 감정적 유대를 쌓는 것은 오롯이 인간의 몫입니다.
AI는 가장 그럴듯한 '정답'을 제안할 수는 있어도, 사람의 마음 깊숙이 파고들어 평생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설계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브랜딩은 위기가 아닌 기회입니다. 반복적인 작업에서 해방되어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영역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죠.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닌 인사이트입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이제는 AI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결과물(What)' 속에서 브랜드만의 '존재 이유(Why)'를 세우고 최적의 '전략(How)'를 설계하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아는 지혜,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읽어 브랜드의 'Why'를 세우는 통찰력, 그리고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선의 'How'를 결정하는 판단력.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AI라는 강력한 파트너와 함께 전에 없던 'What'을 구현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AI가 열어준 새로운 가능성이자, 이 시대의 브랜딩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